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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불공정거래위원회 (부제 : 쿠팡 과징금의 불합리성)

by 완기 2024.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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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쿠팡이 1400억 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는 뉴스가 쏟아졌다.

 

"쿠팡이 뭐 잘못했나?"하고 찾아보던 도중, 여러 자극적인 문구들이 등장했다

 

- "자사 PB상품 노출이 우선되도록 알고리즘 조작"

- "임직원들의 리뷰개제"

- "셀러들의 판매비중 감소"

등등 하도 많은 주장이 있다.

 

읽는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여전히 이해가 안가는 주장들이다.

 

일단 불공정거래위원회에서 했던 주장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쿠팡이 알고리즘 조작이나 임직원 동원 구매 후기 등 비정상적 방법으로 자기 상품을 입점업체 중개상품보다 우대한 것이다.

- 쿠팡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쿠팡에는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상품들도 있고, 애플이나 다른 브랜드로부터 매입해서 판매하는 상품, 타 판매자가 쿠팡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서 물건을 파는 상품 등 다양한 상품이 있고, 쿠팡은 이 플랫폼을 제공한다.

  그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자기네들도 본인 플랫폼을 쓰는 셈이다. 

원래 어떤 플랫폼이든지 본인들이 만든 상품을 먼저 노출하고 싶은건 당연한 심리다.

왜냐하면 본인들이 유통과정의 불필요한 마진들을 다 없애고 물건을 타 판매자들보다 저렴하게, 합리적으로 팔 수 있고 쿠팡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개발 및 운영능력뿐 아니라 제품의 생산, 판매 등의 능력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선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길이다. 이는 곧 기업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질 테고, 어떤 기업이든 하나의 사업만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양한 사업을 도전하면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고 영리를 취하려고 한다. 

  쿠팡뿐만 아니라 이마트몰 또한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노브랜드 상품들이 상위에 랭크되어있다.

이는 기업이라면 당연한 행동이고 쿠팡 또한 비영리 단체가 아닌 영리 행위를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다.

  또한 불공정거래위원회가 주장한 PB상품(쿠팡자사상품)이 상위에 노출된 게 조작이라고 해도 쿠팡 이용자들이 PB상품의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팔리는 것이고, 지속적으로 상위 랭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셀러들은 이런 쿠팡의 행위가 불만이라면 판매자들도 물건을 "합리적"으로 판매하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는 만큼 랭킹이 올라가 상위에 노출될 거고, 그에 따른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다.

쿠팡을 조금만 둘러보면 별점이 낮거나 한참을 스크롤을 내려야 나오는 상품들을 보면 왜 이렇게 낮은 순위에 있는지 누가 봐도 단번에 알 수 있다.

매우 단순한 시장원리다.

상위랭크의 기준은 다른 이용자들이 많이 구매하거나 검색하거나 수요가 많거나이다.

그렇다면 판매하려는 물건을 수요가 많은 걸 판매하든가 이용자들이 많이 찾게끔 가격이 합리적이 던가 하면 된다.

  그리고 알고리즘은 원래 "조작"하는 것이다.

요구사항에 맞게 특정 데이터셋을 재정렬하거나 제거하거나 등등 원래 개발자가 코드를 통해 제어(조작)하는 것이다.

조작이라는 단어가 어감이 듣기 안 좋을 수 있는데, 달리말하면 "조작"이라 하면 쿠팡 측에서 어떤 상품이 상위에 랭크되어야 한다는 플랫폼 자체 "정책"이다.

개발자들은 그 정책에 맞게 상품들에 점수를 부여하고 그 점수에 따라 상품을 정렬하는 것일 뿐.

 

  PB상품이 상위에 랭크된 게 조작이라면,

최신 등록순도 조작이다. 오래전에 물건을 올린 사람에겐 최신등록 물건이 먼저 노출되니 불공정한 일이다.

낮은 가격순도 조작이다. 가치가 높은 물건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판매자들에게 낮은 가격의 상품이 먼저 노출되니 불공정이다.

높은 가격순 또한 마찬가지,

 

임직원들을 동원해서 리뷰를 조작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임직원들도 쿠팡을 같이 개발 및 운영하는 사람들이겠지만 동시에 이용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쿠팡이 밝힌 바에 의하면 오히려 임직원들이 남긴 리뷰들이 일반 체험단이 남긴 리뷰보다 더 낮은 점수를 줬다.

 

2. 쿠팡이 과징금을 빌미로 국민들에게 로켓배송중단 협박을 한다.

-  정부의 제일 어이없는 언론플레이다. 듣자마자 화가 나는 주장이었다.

출처 : IBK 투자증권

24년 1분기 쿠팡의 영업이익은 531억 원으로 이전에 뉴스도 많이 나왔지만 쿠팡은 내내 적자를 내다가 흑자를 달성한 지 얼마 안 된 기업이다.

  그 말인 즉, 쿠팡은 물류, 유통, 전자상거래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고 그에 대한 효과가 나온 지 얼마 안 됐다는 소리다. 

쿠팡이라고 돈이 썩어나는 게 아니고 쿠팡도 돈을 쓰는데도 한계는 있을 테고(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엔 투자비용을 회수해야 된다.

이제 막 흑자 달성하고 24년 1분기 영업이익이 531억 인 회사에게 과징금이 1400억이면 로켓배송에 들어가는 물류창고, 인건비 등등 각종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나? (물론 나름대로 감당할 방법이 있겠지만)

그러면 로켓배송을 중단하고 물류창고 관련 인력들을 모두 해고해야 할 테고, 로켓배송 메리트가 사라진 쿠팡을 누가 쓰나?

쿠팡 망하고 임직원들 다 실직하면 그게 더 큰 손해 아닌가? (물론 쿠팡이 망할 일은 없겠지만)

로켓배송 중단이 왜 협박인가, 살려달라는 그들의 곡소리지. 

로켓배송이 중단 안되게 불공정거래위원회에서 단 10원 한 푼도 안도와 줄 거면서 이게 왜 협박인가.

 

예를 들어, 중소기업 A가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거래처가 미수금이 생겨 미수금을 납부해 달라고 요구했다.

미수금을 납부하지 못한 거래처 때문에 경영난을 버티지 못한 중소기업 A가 폐업했다.

그럼 이 상황은 중소기업이 거래처를 상대로 한 협박일까?

살려달라는 곡소리였다.

 

"에이 쿠팡이 중소기업도 아닌데 1400억 가지고 뭘? 저건 중소기업 썰이잖아"

 

내가 당하기 싫은 피해는 그 누구도 당하기 싫어한다. 

 

쿠팡이 알고리즘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자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9hBMjYlESsU

공정위는 배너나 광고를 통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추천하라고 답변을 했다.

 

이 답변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의문점 천지다.

일단 "정상적인"이라는 아주 추상적이고 모호한 단어선택이다.

쿠팡이 유통 물류센터 인프라 투자, 개발, 모니터링 등 나름의 정책을 세워서 관리하는데

왜 생산성이라고는 1도 없는 정부에서 도대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뭐가 정상적이고 뭐가 비정상적인가? 그 기준 또한 무척이나 애매하다.

 

인터넷은 공짜가 아니다.

사용자가 쿠팡에 들어올 때마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이는 글자, 이미지 등등 모든 게 다 쿠팡은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AWS나 GCP 등등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서는 이를 DataTransfer라는 명목으로 기업에게 비용을 청구한다.

쿠팡은 불필요한 유통마진을 줄인 자사 PB 제품이 당연히 마진율도 높을 것이고, 이를 통해 투자한 비용을 나름 상쇄하는 것이다.

 

만약 배너나 광고로 타 판매자의 상품을 광고해 줬다고 치자.

앞서 말했듯이 타 판매자들의 상품을 광고하기 위한 이미지, 텍스트 등등 다 쿠팡이 쓰는 돈이다.

그러면 당연히 쿠팡은 판매자게에 더 많은 수수료를 떼어가야 할 것이고,

기존 판매자는 더 많은 수수료를 떼어가는 쿠팡에게 악마 같은 기업이라고 선동을 할 것이다.

안 봐도 뻔하다.

 

영상에서도 쿠팡에 입점한 어떤 한 판매자가 "자신의 상품이 쿠팡 PB상품보다 순위가 낮다."라고 인터뷰했다.

- 어떤 제품을 얼마에 팔았는지.

- 수요가 많은 제품을 판매한 것인지.

- 상품에 대한 설명은 얼마나 정확하고 명확한지.

- 구매자들과 소통은 잘해줬는지.

- 환불/반품은 잘해줬는지.

이런 정보들이 단 하나도 없이는 쿠팡의 상품이 단순히 더 상위에 랭크된다고 불평 불만하는 사람으로 밖에 안 보인다.

 

해당 유튜브 댓글에도 상당히 많은 쿠팡에 대한 악플이 있는데, 다 회사를 안 다녀본 건지 참 궁금하다.

내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에 살고 있는 건지 사회주의 국가에서 살고있는건지 모르겠다.

 

- 기사링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쿠팡만 손해가 아니라 로켓와우 회원 1400만 명이 손해다. 본인이 로켓와우 안 쓴다고 저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다.

- 회사에서 재무팀이나 회계팀이랑 얘기를 1도 안 해보신 분 같다. 쿠팡처럼 조 단위로 돈을 버는 기업은 금감원이나 기타 정부기관의 집중 모니터링 대상일 텐데, 돈을 언제 주고 시기를 결정하는 것도 그들의 정책이다. 판매대금 늦게 받는 게 불만이면 쿠팡에 입점을 안 하면 된다.

- 쿠팡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돈을 뽑아가는 게 불만이면 앞서 말했듯이 입점 안 하면 된다.

쿠팡이 막대한 돈을 쏟은 인프라는 공짜로 쓰고 돈은 내기 싫어하는 심보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리뷰와 별점이 잘 달릴만한 상품을 판매했는지 생각해 보자.

- 매출은 서비스 등을 제공하여 벌어들인 가치의 총합이지. 쿠팡이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영업이익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 한국 국적의 대표가 한국 투자자가 개부분인 한국에 상장해서 한국 기업이면 뭐 달라지나

- 미국에서 이런 일들로 고소, 고발, 과징금 부과 당하면 미국 국민들이 오히려 더 정부에게 난리 칠 거 같다.

오히려 미국은 돈 잘 벌어서 세금 잘 내는 기업들에게 오히려 감세 혜택도 주면서 물류 공장 지으라고 설득한다.

지역 일자리도 생기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음식점, 병원 등 기타 인프라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 쿠팡이 휘청거리면 쿠팡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뭐 다 로봇인가? 그들의 밥벌이는 사라져도 되는 건가..

참 이기적인 생각인 것 같다.

기업이 휘청거리면 오히려 국가가 세금 받아낼 명분도 더 사라지는 건데.. 그러면 그 세금을 개개인한테 걷을 거고 본인도 더 내셔 야할 텐데

 

블로그에 오랜만에 남기는 글이라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쿠팡과 비슷하게 플랫폼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에 재직 중인 개발자로서 뉴스를 듣고 급발진을 해버렸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상 불공정거래위원회의 몰상식에 대한 불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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